블로그 재개 선언 (뚜둥탁): 그 간 일어난 일
되게 별 것 처럼 타이틀 달기!
거의 1년 만에 블로그를 쓰는 사람으로서 새로 배울 것들에 대한 기록이 필요하다 싶어 다시 키보드 앞에 섰.. 아니 앉았습니다.
1. 그 간 무엇을 하셨는지?
- 퇴사. 이직. (제일 큰 것)
2024년은 정-말 일신상 변화가 드라마틱한 한 해였습니다.
자꾸 바뀌는 계획과 특기를 살릴 수 없는 업무, 그 외 여타의 이유로 퇴직을 결심하고 6월을 기점으로 1년 반 정도 있던 광고 회사를 나왔습니다.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, 개인적으로 광고, 마케팅이라는 도메인과 굉장히 잘 맞는다는 생각은 잘 못했고 오히려 데이터를 잘 쓸 수 있도록 그 기초를 다지는 일에 더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. 아마도 이제는 AutoML이 나보다 더 파라미터를 잘 찾아주고 많은 엮여있는 이해의 상충 속에 최선이라 생각되는 방식을 택할 수 없는(마케팅이 지출과 연관되어있고 정답이 없는 일이기에 더 어려웠던 것도 같습니다) 사실이 조금은 재미없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. 아무튼- 여러 경험을 해본 바 업무 효율화를 위한 기반 작업 가령 예쁜(!) 데이터 마트를 만들다든가, 배치 등을 신경쓴다든가, 택소노미를 설계한다든가... 하는 요즘 많이들 채용하는 Analytics Engineering 쪽이 조금 더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.
6월이 퇴사였고 채용 시장이 워낙에 안 좋은 것을 알았기에 미친듯이 이력서를 뿌렸고 사실은 내년까지 그 기간을 바라보고있었는데 어떻게 운이 잘 트였는지 금세 다른 회사에 더 나은 조건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. 그것도 분석과 엔지니어링을 같이 배울 수 있는 자리로요. 9월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이제 막 두 달 차가 되었는데, 지금은 굉장히 만족중입니다.
사실 행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합니다.
2. 7월의 여행에서 느낀 점
7월 초 필리핀 보홀을 다녀왔습니다. 단순히 재밌었다를 넘어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많았던 여행이기에 그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합니다.
저는 물놀이를 즐기지 않습니다. 캐리비안베이는 딱 한 번. 오션월드는 가본적 없을지도요? 수영도 못하고 몇 번 배워보려했지만 금세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. 그러니까 2016년 그르노블의 기숙사에 있던 수영장에서 친구들이 '몸이 뜨려면 목에 힘을 빼' 라고 하는데 도저히 어떻게 목에 힘을 빼야할 지 모르겠는 것입니다. 아- 모르겠다. 그렇게 거의 10년이 지났습니다.
이번 여행에서도 물놀이의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, 섬에 놀러가면서 하나쯤은 하고와야겠다고 생각한 바 나팔링 투어라는 것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. 한마디로 스노클링 하면서 바닷속을 구경하는건데 웬걸 너무 재밌는겁니다. 그 때 난생 처음 제가 물놀이를 좋아하는 것을 알았습니다.
그러고나니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했습니다. 그래서 머리를 물에 담근것을 기념하며 숙소의 수영장에서 다시 수영같은 것을 시도했습니다. 처음에는 암튜브를 끼고 둥둥 떠다녔는데, 어라 귀가 물에 빠질 때 그 꼬르륵 소리의 두려움을 한 번 이겨냈더니 다리가 떠오르며 몸이 일자로 뉘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. 이건가? 싶어 조금 있다가는 암튜브를 빼고 머리를 모두 물에 담가 팔을 허우적대봤습니다. 다리가 떠오르고 장구를 치는 만큼 앞으로 나아갔습니다. 음-파를 할줄 몰라 얼마 못 나가긴 했지만 난생 처음으로 수영에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.
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 와, 지금의 내가 10년 전의 나보다 발전했네.
이 순간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, 올해 하반기 자존감 상승 BEST 사건으로 꼽았습니다.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성장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고, 미래의 제가 더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.
3.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
사실 너무 많아 나열할 수 조차 없지만 프로그래밍으로서의 SQL을 배우고자 합니다. 강의... 당장 쓸 일이 없는 PL/SQL이다보니 지난번에 듣고 거의 한 달만에 다시 켜서 앞의 내용을 잊어버렸지만... 모르면 또 들으면 되고 사실 빨리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실제로 사용하고 적용해야할 때 이다보니 ㅎ.. 좋은 게으름의 핑계이다.
시스템의 상호작용에 대한 것도 익히고싶어용. 너무 포괄적인 말이지만 요컨대 디버깅 프로세스라든가 필요한 소스코드가 인터페이스 상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그런것들이요. Slightly shifting to an egineer ... :)
4. Upcoming Posts
제가 수료한 데잇걸즈 프로그램의 연말 모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. '만나고 싶어'라고 생각한 네 명이 모여 TFT가 되었고 팀으로 움직이는 만큼 규모가 (많이)커져서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. 이 과정을 하나씩 풀어볼 생각이에요. 재밌겠다아...👾
이만 끝!